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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과 고대산 산행


고대산(高臺山)과 송년산행

 

신탄리역 - 고대산 매표소(제3등산로) - 표범 폭포 - 고대산 정상 - 삼각봉 - 대광봉(제2등산로) - 칼바위 - 말등바위 - 매표소 - 신탄리역

(4시간) 

 

고대산은 기차여행으로 산행을 떠나는 즐거움을 주는 곳이며, 등산으로 북녘땅을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곳으로 기차여행의 낭만과 등산여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곳이다.

올해 산행의 마무리를 고대산에서 하기 위해 1호선 전철을 타고 09:30 동두천역에 도착한다. 매시 50분에 동두천역에서 신탄리로 출발하는 열차가 플랫폼에서 승객을 기다라고 있다. 등산객을 가득 태운 열차는 09:50에 종착역인 신탄리역을 향해 출발한다.

 

일반열차와는 사뭇 다른 경원선 기차는 예전에 타본 수인선 협궤열차와 같은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정이 듬뿍 묻어난다라고 할까...

기차 내부는 좌석이 가로와 세로로 배치되어 전철과 일반열차의 혼합형 구조인데 공간이 넓고 좌석도 안락하여 운임 1,000원이 너무 싼 것 같아 괜시리 미안해진다. 기차는 소요산-초정리-한탄강-전곡-연천-신망리-대광리를 거쳐 10:40에 신탄리역에 도착.

신탄리역은 작은 시골역이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는 경원선의 마지막 역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금강산까지는 121km, 원산까지는 130km로 불과 2시간 거리인데 남북 화해 무드가 급속히 조성되면서 종착역이라는 꼬리표가 오랫 동안 붙어 있지 않을 분위기이다.

몇 년전까지는 사진에서 많이 보아 온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적힌 철도중단점 표지판이 신탄리역 철로 끝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남북 합의로 이 표지판은 없어지고 대신 역 입구에 새롭게 만들어진 간판이다.

신탄리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고대산 등산로 입구. 고대산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어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몇 년 전부터 개방되어 입산이 가능하다. 최전방 지역이라 군 부대와 군사 시설 등이 주위에 많이 있어 분위기가 다소 위축되지만 오히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입장료는 대인 1,000원을 받고 있다.

 

매표소 입구에 있는 등산로 표지판. 오늘은 왼쪽의 제3등산로를 따라 정상인 고대봉에 올랐다가 대광봉에서 가운데 길인 제2등산로로 하산하는 가장 전형적인 코스를 선택한다. 등산로 지도에는 정상에 3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좌로부터 고대봉(정상), 삼각봉, 대광봉이다. 12월의 셋째주 일요일이지만 겨울 날씨 답지 않게 바람도 별로 없고 포근하여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골이 깊고 높아 고대산(高臺山)이라고 하는데 지형도에는 "높은 별자리와 같다" 는 뜻과 의미가 담긴 곳이라 하여 고태산(高台山)이라고도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오늘 등반할 고대산쪽을 조망. 앞에 보이는 산은 고대산 정상을 가린 주능선으로 이 너머에 고대산이 있다.

매표소 좌측으로 난 제3등산로는 비포장의 큰 도로로 시작되는데 약 10분 정도 도로를 따라가면 우측으로 산 위로 오르는 작은 등로가 나타난다. 눈길이 미끄러워 아이젠 착용은 필수. 눈덮인 떡갈나무 숲을 지나 낙엽송 우거진 산길을 약 30분 정도 오르면 표범 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표범이 표효하듯 힘찬 물소리를 낸다고 붙인 이름일까? 여기서부터 거의 경사 60도의 급한 비탈길을 1시간 정도 치고 오르면 눈덮힌 능선 안부가 나타난다. 

 

능선에 올라서면 군사 시설물이 눈에 많이 띠어 다소 생소함을 느끼지만 하얀 능선과 스카이라인을 이룬 멋진 지능선이 시야에 펼쳐진다. 군사용 참호와 폐타이어 계단으로 만들어진 능선의 등로를 걸으면서 새삼 군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군사용 물자를 정상으로 수송하기 위해 만든 모노레일이 등로와 나란하게 붙어있다.

 

고대산 들머리에서 출발한 지 1시간 40분만에 헬기장이 있는 넓은 정상에 도착(12:30). 고대산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에서 강원도 철원군까지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832m. 이 곳 정상에서는 북녘의 철원 평야와 6·25 때 격전지인 백마고지, 동쪽으로는 금학산(金鶴山:947m), 남쪽으로는 지장봉(地藏峰:877m)과 한탄강 기슭의 종자산(種子山)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북쪽의 철원 평야를 조망. 넓은 평야를 지나서 휴전선이 지나가고 그 너머가 북녘땅이다. 이 일대에서 금학산과 더불어 북녘땅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높은 산이어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 요충지라는 점이 이 산이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에서 산행 들머리인 신탄리를 조망. 발 아래로 고대산 입구에서 시작하는 구불구불한 군사용 도로가 보이고 그 사이로 고대산 계곡(고대골)이 모습을 드러낸다. 휴전선과 인접해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이 산이 지닌 매력 중의 하나이다. 겹겹이 이어지는 산하, 넓게 펼쳐진 평야와 호수, 깊은 골짜기에 간간히 들어선 산골마을, 기암괴석과 암릉이 등산객을 매료시킨다.

고대산 우측에 나란히 선 금학산(뒤)과 보개봉(앞). 사실 고대산 단독 산행보다 금학산-보개봉-고대산을 연계한 산행이 추천할만한 코스이다. 이 코스로 산행을 하자면 신탄리역에서 동송행 버스를 타고 동송 이평리에서 하차(25분 소요)한 후 철원여고를 지나서 금학체육공원을 산행 들머리로 한다. 금학산-보개봉-고대산으로 연결되는 산행 코스는 총 7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다음 기회에 꼭 도전해보기로 다짐한다. 고대산 정상에서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대광봉을 향해 출발(13:00).

고대산 정상을 출발하여 삼각봉을 거쳐 헬기장이 있는 대광봉에 도착(13:20).  대광봉은 높이가 800m인데 832m로 표기되어 있는데 고대산 정상에 있어야 할 표지석이 주소를 잘 못 찾은 것 같다. 이 곳에서 오던 길을 뒤돌아서서 보면 오른쪽 벼랑에 거대한 얼굴바위가 거친 남성미를 뽐낸다.  대광봉에서 왼쪽으로 가면 제1등산로, 오른쪽으로 가면 제2등산로로 하산하는 등로이다.  제2등산로 쪽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대광봉에서 하산하기 직전에 지나온 등로를 조망. 하얀 눈으로 덮힌 스카이라인 지능선 중간에 군 시설물과 고대산 정상이 보인다. 

 

하산길에 고대산 정상을 올려다 보니 정상 주위에 많은 산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대광봉에서 제2등산로의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고대산의 주능선이 하산길 내내 같이 따라 내려온다. 

 

계곡의 사잇길로 오르기 때문에 주위 경관을 조망하기 힘든 제3등산로에 비해 제2등산로는 능선을 타기 때문에 산행 내내 주능선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그러나 하산길이 급경사의 눈길이어서 로프에 몸을 의지하고 스틱과 아이젠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하산 중에 마주치는 절벽 위의 푸른 소나무와 기암 괴석의 칼바위 암릉은 산행의 피로함을 날려 보낸다.

 

대광봉에서 약 1시간 이상을 내려오면 하산길 막바지에 나타나는 표지판. 왼쪽은 방금 내려온 2등산로, 오른쪽은 1등산로로 가는 방향이다. 1등산로는 2등산로에 비해 산행이 다소 쉬운 반면 돌아가므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여기서 산행 들머리인 매표소까지는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비포장의 대로로 연결되어 있다.

 

하산하여 고대산 주차장을 지나 신탄리역쪽으로 가다 보면 철길 지나기 전에 음식점들이 있는 상가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욕쟁이 할머니네 집이 유명하다. 밖에서 보면 허름하지만 음식 맛은 식당 외관과는 전혀 다르다. 추천 메뉴는 직접 만든 손두부와 돼지고기 두루치기. 마음은 벌써 식당 안에 들어가 있지만 15시에 출발하는 동두천행 기차를 타기 위해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신탄리역으로 향한다. 신탄리역에서는 매시 정각에 동두천행 기차가 출발한다.

 

철도 중단점 표지판 대신에 새로 깔끔하게 들어선 신탄리역 표지판. 그리고 그 뒤로는 과거에는 끓어졌던 철로까지 새로 연결되어 있다. 이제는 '정지'라고 적힌 빨간 표지판이 없어지는 그 날만 기다리면 된다. 그 날이 하루 속히 다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오늘, 아니 한 해의 산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산을 오르면서 자주 사람의 삶을 생각한다. 산행과 인생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산을 오르다 내가 얼마만큼 올랐는지 가끔 뒤를 돌아보곤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생을 살다가 문득 지나간 시절들을 회상하면서 미소짓거나 그 시절을 그리워하곤 한다. 우리 부모들은 자라는 자식들을 보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산행에서나 인생에서나 뒤돌아가는 법은 없다. 한 번 뒤돌아보고 다시 현재의 자기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게 산행이고 인생이기 때문이다.

 


감알 마제스 삶의 향기 근검절약 견지와 여행 독백들의 공간. 깜장마녀 하우스 나무 친구들 adsl 도나코
2008/12/22 12:29 2008/12/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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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한근 2009/11/07 21:32 PERM. MOD/DEL REPLY

    많은 정보를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군생활을 30여년 전에 하던 곳인데 가고 싶었어요. 고대산 등산겸 한번 가보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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