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대야
놋 대 야
변 삼 학
울음이 징소리처럼 긴 놋대야 함께할 때마다
새벽과 밤을 못 가리는 아기처럼 징징거렸다
주인댁에 한소리 들은 어머니
아쉬움을 담아 그녀의 입을 봉했다 어렵사리
집 장만하여 쓰려니 욕실 옆, 세입자에 미안해
또 그녀의 입을 오래 봉해 두었다
세월에 폭삭 주저앉은 어머니 거동이 불편하자
다락방에 잠재웠던 그녀를 깨운다
긴 울음을 오래 참은 탓일까 그녀의 전신에 핀
짙푸른 녹, 어머니 얼굴 검버섯처럼 피었다
내 팔목의 힘을 다 받아먹고서야 그녀는
제 울림으로 이룬 본래의 황금빛을 보여준다
어머니 녹도 이렇게 지울 수 없는 것인지
그녀의 불투명한 대답이 징징 길기만하다
앉은 자리서 밥상을 받듯 세숫물 받으신 어머니
혼수로 해온 그녀와의 해후에
물 주름에 얼비친 눈가에 설핏 노을이 진다
기어이 희비의 몇 방울이 파문의 꽃을 피운다
갈잎같이 마른 두 손
말간 물에 담겨 더욱 빛을 발하는 얼룩무늬들
조석으로 마냥 즐거운 듯 어머니, 매끄러운 그녀의
살결 쓰다듬으며 찰박찰박
그녀의 나이와 어머니 나이를 담그고 때때로 아이처럼
물장난의 대화 쟁그렁 쟁그렁 나누신다
*2009년 계간 시선 가을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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