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1.27 東京 둘째 날 신주쿠&아키하바라&오다이바
오늘은 원래 새벽에 츠키지 어시장에 가서 초밥을 먹어 볼 계획이었지만, 첫날 반나절을 돈 후 체력에 위기를 느낀 우리는 가볍게 어시장을 패스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대신 내가 신주쿠에 있다는 유명한 당고 가게를 발견, 가서 당고를 먹어 보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이라 한산한 거리를 이리저리 한참 동안 헤집으며 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지도상에 당고 가게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이런 가게만 있었다.
주변을 뺑뺑 돌았지만 당고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신주쿠 역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기쁘게도 당고 가게를 발견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_- 그렇게 기대한 당고였는데... ㅜoㅜ 전날 떡우동에 들었던 떡과 마찬가지로, 당고 떡도 축축 늘어지는 인절미스러운 떡이었다. 팥앙금 묻은 걸 먹을 걸 그랬나... 암튼 <오이와케 당고>는 신주쿠 역에서 신주쿠산쵸메를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 마루이시티 조금 못 미처에 있다. (좀 더 가서였나? -_- 암튼 부근 큰길가에 있다.)
당고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아키하바라로 향했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어디서 밥을 먹을까 고민하며 지도를 보던 중, 아키하바라 백화점이 아키하바라 역과 연결된 것을 발견하고 거기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음... 백화점이 이렇게 생긴 경우는... 잘 없지 않나... 내가 유치원 다닐 때 미아리에 있었던 파레스 백화점도 이렇진 않았는데...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찾을 수 없었다. 소심한 우리는 조용히 다른 데서 밥을 먹기로 결정했다.
(검색해 보니 역 안에 입구가 있는 모양이다. 안은 비교적 멀쩡한 듯. 암튼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밖에는 토요일의 인파와 빽빽이 늘어선 상가들뿐... 배가 고파서 정신이 혼미해진 우리는 한국에도 있는 '페퍼런치'에 들어가 볶음밥을 먹었다. 여기서 처음으로 쿠폰 뽑기를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사실 어려울 이유가 없는데, 왜 난 겁을 먹었던 거지;;;)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사실은 손님 중에 여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둘씩 온 남자들도 드물고... 거의 다 혼자 온 남자 손님. 이쯤에서 아키하바라의 무서움을 짐작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몰랐다.
아키하바라에서는 주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가게들만 돌아다녔고, 밖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을 저 한 장밖에 찍지 못했다; 어쨌든 나는 그날 영화 <전차남>의 주인공과 거의 다르지 않은 소위 '오타쿠'들을 수도 없이 보았고, 소위 '메이드복'을 입고 길에서 종이를 나눠 주는 여인네들도 보았고, 한국의 보통 가게에서는 볼 수 없는 엽기적인 피규어들도 많이 보았다. 한국에서는 프라모델이나 피규어, 애니메이션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을 흔히 오타쿠라고 하는데... 귀엽게 '오덕'이라고도 부르는데, 난 앞으로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ㅜ_ㅜ 일본에서 '오타쿠'는 그보다 훨씬 센, 훨씬 이상하고, 훨씬 사회 부적응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신기하기는 했지만 두 번 갈 일은 없을 것 같은 아키하바라였다. ^^;;;
다음은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오다이바.
(클릭하면 커져요.)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던 자유의 여신상, 미래 도시의 건물같이 생긴 후지 TV 본사. 안에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구역이 있어서 쓱 둘러보았다. 후지TV의 인기 프로그램 관련 컨텐츠들과 상품들이 있고 스튜디오도 살짝 볼 수 있다.
비너스포트는 럭셔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코엑스... 같은 느낌이었다. ㅋㅋ 오다이바에만 해도 이런 대형 쇼핑몰이 네 갠가 있는데, 장사가 다 되니까 안 망하는 거겠지? -,- 왜 나는 구경은 안 하고 남의 나라 경제 걱정만 한 것일까.. 하하;;; 내가 일본에서 나를 위해 산 것은 <요츠바랑> 7권뿐이었는데, 관광객들이 다 나 같으면 오다이바는 대략 망할 것이다.
관람차 타고 내려가는 길에 게임장이 있어서 들어갔다. 도쿄에는 게임장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인형뽑기도 엄청 많고. 뭐 재미난 게 없나 둘러보다가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오는 북 치기 게임이 있어서, 프리고로타 행진곡에 맞추어 북 치기 게임을 했다. 일본 와서 한 것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일 BEST 3 안에 넣을 만큼 재밌었다. (나머지 둘은 좀 생각해 볼 예정. ㅎㅎ)
이렇게 또 둘째 날이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와 마셨다. 컵이 있는 걸 알았으면 아사히 맥주를 사 와서 마셨으련만... 너무 피곤해서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감알 마제스 삶의 향기 근검절약 견지와 여행 독백들의 공간. 깜장마녀 하우스 나무 친구들 adsl 도나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