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상산고등학교 +
어젯밤, 핸드폰이 띠리릭 울렸다(문자오는 소리)
[현정, 나 기억나? 나 그 때 상산고 캠프에서 봤는데 ㅎ]
구미에 사는 민승이였다.
민승이는 저번 겨울방학 상산고 기숙사 오픈하우스에서 같은 방을 썼던 친구다.
얼굴이 하얗고, 참 착했던,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를 썼던(^^) 친구로 기억한다.
[기억 나는구나ㅡㅎ 다행이다ㅋ 오늘 시험봤어?? 특별전형 ㅎ]
아, 오늘 상산고 시험봤구나.
역시 보통 애들이 아니었어...
[응 혜림이도 오늘 봤는데ㅡㅎ 왜 인문계 가려구해??]
혜림이까지 봤다구..?
혜림이도 그 때 같이 방을 썼던 친구이다.
혜림이는 서울에서 왔는데, 서울 애라서 그런지 약간 깔끔하게[!] 다녔던 것 같다.
내가 지저분한 건지도 모른다(-_-)
나도 상산고 캠프 갔다와서 한참동안 그 학교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었다.
대학교 캠퍼스같은 학교 정원.
멋진 기숙사.
넓은 운동장과 활발한 동아리 활동.
공부에 미쳐 사는 언니, 오빠들의 그 모습.
예쁜 교복...
그 곳의 모든 게 너무나 멋져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냥 편하게 인문계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대학 입시 제도가 어떻게 확정될 지도 모르는 일이고,
집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도 싫었다.
하기야, 내 실력도 많이 부족하고...
그런데 그 친구들은 모두 오늘 시험을 봤댄다..
내가 자고 있을 동안, 내가 놀고 있는 동안,
그 친구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겠지.
상산고를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서 굉장히 많이 준비했겠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인문계에 갈 친구들, 실업계에 갈 친구들,
예고, 애니고, 특목고..
이런 진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냥 우울해진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나.
내 나름대로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있다고 자부했는데,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노력해온 친구들을 보면
참, 후회되고 내가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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