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풀
바람이 까실가실한 아침입니다.
여름내 땀냄새 밴 까실까실한 베홑이불을 빨며
모서리에 꽃처럼 핀 보푸라기를 만져봅니다.
어릴적 여름밤 밀짚방석 위에 누워 바라보던 하늘이 떠오릅니다.
엄마 무릎 베고 하늘을 보면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국자 모양을 보여주었습니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신데렐라같은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별을 세다 잠이들면 이슬이 내려 엄마가 덮어준 베홑이불이 눅눅해졌습니다.
내가 잠이 들거나말거나 별은 쏟아졌습니다.
그 별 중 몇몇은 꽃으로 다시 태어났나봅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아무 생각없이 논길을 걸어도
벼들 속에서 삐쭉 얼굴을 내밀며
나의 어릴적 모습을 다 알고 있기나 한 듯 다정하게 웃습니다.
베홑이불에 핀 보풀을 보며,
생각없이 걷는 이른 아침 논길의 보풀을 보며
고운 추억 하나를 꺼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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