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11 단체사진의 추억>
처음엔 그냥 정보수집 차원에서 모으게 되었으나
나중에 한데 모아서 보다 보니 완전히 코미디였다.
뭐가 코미디냐고?
사진원본 : uefa.com
글 : 송판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형식적으로 베스트 11의 사진을 찍는다.
균형미를 살리는 차원에서
뒷줄에 6명이 서고, 앞 줄에는 5명이 앉는다.
골키퍼는 뒷줄 끝에 서는 것이 보통이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선수 개개인의 이름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숫자만으로 선수들을 지칭하도록 한다.
Denmark (덴마크)
덴마크 팀은 그다지 특출난 베스트 일레븐 사진은 아니지만
대체로 짜리몽땅(?) 스타일의 아담한 분위기를 구현한다.
호리호리한 장신 보다는 굵고 단단한 스타일들이 많아서 그렇게 보인다.
축구선수를 얼굴로 평가하는 것 만큼 바보짓도 없긴 하지만
뒷 줄에 있는 4번 아저씨는 머리가 벗겨져서 그런지 많이 늙어 보인다.
앞 줄 왼쪽 끝에 있는 10번 아저씨는 사진 찍는동안에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
그리고 보통 앞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발 끝에 무게를 실기 때문에
3번 아저씨처럼 손을 바닥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2번 옆 아저씨는 매우 안정된 자세인데도 손을 내리고 있다.)
England (잉글랜드)
대부분의 선수들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산만한 분위기의 팀이다.
각각의 개성이 잘 살아난 컷이라 할 수 있다.
앞 줄의 2, 7, 8번, 뒷줄의 9, 1, 5, 3번 선수들은 아주 정상적이다.
뒷 줄의 6번 선수는 옆에 있는 10번 선수와 잡담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6번 : 말해봐. 뭔데?
10번 : 아 됐어요. 나중에...
10번 선수는 워낙에 착해서 뭐라고 딱히 말을 끊지도 못한 채 억지로 웃고 있다.
앞 줄의 4번 선수는 타이밍을 놓쳐버려서 눈을 감았고
11번 선수는 평소 카메라에 친숙한 듯 몸을 비틀어서 포즈를 취했다.
France (프랑스)
아트 사커로 이름높았던 프랑스 팀은 아주 특이한 베스트 11 사진을 남겼다.
6명에서 한 사람이 더 추가된 7명이 뒤에 빼곡하게 서 있고
5명이 서야 할 앞줄은 4명이 불쌍하게 앉아 있다.
7번이 앞 줄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끝끝내 7번은 뒷줄을 고집하고 있다.
고개 숙인 8번, 딴 데 쳐다보는 15번, 뻘쭘한 17, 4번, 혼자 웃는 18번이 인상적이다.
앞 줄의 2번은 발 끝으로 균형잡기에 득도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고
골키퍼 16번은 혼자 폼나게 두명의 평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골키퍼는 1번을 받는데 바르테즈만 16번이다.)
그 옆의 선수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쌍으로 바닥을 짚고 있다.
Germany (독일)
자유방임이 뭔지를 보여주는 팀이다.
이들에게는 규칙같은게 전혀 필요 없어 보인다.
세계적인 골키퍼로 이름난 1번 선수가 뒷 줄이 아닌 앞 줄에서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고
옆에 있는 젊은 선수는 쫄았는지 입술을 꾹 다물고 어설프게 앉아 있다.
7번 선수와 6번은 베스트 일레븐 사진을 많이 찍어 본 듯 포즈를 취했다.
뒷줄은 가관이다. 발락 선수가 앞줄 11번에게 "야? 쫄긴 왜 쫄아?" 하면서 눈치주고 있고,
10번 선수는 2번에게 하던 얘기를 계속 하자고 추근대고 있다.
10번 :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2번 : 아 글쎄 모른당께.....
4번 선수는 카메라가 있는 것도 까먹었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
Greece (그리스)
유로 2004에서의 우승으로 순식간에 축구강국으로 떠오른 그리스팀.
이들은 진정한 팀웍이 뭔지를 보여주는 베스트 일레븐 단체사진을 남겼다.
앞 5명, 뒤 6명의 황금비율에 골키퍼가 뒤에서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 명도 낙오(?)되지 않고 옆 사람과 견고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을 꼽아보라면 카메라가 정중앙에 있었기 때문에
다들 눈동자가 가운데로 몰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다는 것 정도다.
모범적인 베스트 일레븐 사진이다.
Italy (이탈리아)
자신감에 한껏 도취된 분위기가 어떤 건지를 보여주는 팀.
이들도 그리스팀처럼 서로서로 꽉 붙어서 어깨동무를 하고는 있으나
표정은 제각각, 따로 논다.
10번 선수는 눈 한 쪽이 올라가 있고, 7번 선수는 혼자 튀는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뒷 줄에 6번 선수는 속이 많이 안 좋아보이고,
9번은 자기 키보다 더 높이 팔을 올리고 있는게 영 불편한 표정이다.
팀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골키퍼 1번 선수.
Netherland (네덜란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팀도 모범적인 베스트 일레븐 사진을 남겼다.
앞 줄에 5번 선수가 어깨동무를 까먹고 혼자 놀고 있긴 하지만
팀 분위기는 매우 화목해 보인다.
이 팀에서 가장 불안해 보이는 사람은 뒷 줄 골키퍼 1번 옆에 있는 곱슬머리의 6번 선수.
원래 표정이 좀 굳어 있는 편이라 긴장한 것 처럼 보인다.
Norway (노르웨이)
가장 특이한 베스트 일레븐 사진을 보여주는 팀.
이들은 독일이나 프랑스팀 보다 더 이상한 형태로 줄을 서 있다.
앞 줄에 6명, 뒤에 5명이 서 있는데 꼬맹이 불청객까지 끼어 있다.
경기전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매우매우 특이한 모습이다.
우선 앞 줄의 10,5,8번 선수 세명이 따로 모여 있고,
골키퍼는 뒤로 안 가고 정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다.
2,7번 선수가 "우리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하고 있고 뒷 줄도 별 이상은 없다.
문제는 낄자리 구분 못하는 어린이가 끼어들었다는 것인데
4번 아저씨가 속으로 얼마나 난감해 하는지 안 봐도 비디오다.
Poland (폴란드)
우리나라의 월드컵 본선 1차전 팀으로 유명한 폴란드팀.
스타급 골키퍼 1번 선수가 뒷줄 중간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들도 모범적인 베스트 일레븐 사진이긴 하다.
뒷줄 몇몇 선수 표정만 제외한다면...
Purtugal (포르투갈)
경기 시작전의 각오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군기 확실하게 잡힌' 베스트 일레븐 팀.
이들의 통일된 정신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다들 표정이 무시무시하다.
팔의 위치를 약간 낮춘 어깨동무에 튼실한 장딴지가 멋진 앞줄과
카메라 위치를 제대로 파악한 뒷줄 선수들의 센스가 돋보인다.
흐트러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Russia (러시아)
언뜻 보면 별로 이상할 것이 없지만 자세히 보면 매우 어색한 팀.
다들 힘이 없어보이고, 신체상으로도 빈약해 보인다.
뒷 줄에 있는 주장 7번은 주전 선수라기 보다는 심판관처럼 늙어보이고,
옆에 6번은 전날 밤에 술집에서 싸우다가 얻어맞은 듯 하고,
맨 오른쪽의 11번 선수는 "나더러 뭘 어쩌라구요?" 하는 듯 반항스럽게 팔짱끼고 서 있다.
앞 줄은 다들 지그재그로 높이를 못 맞춘채 불안하게 앉아 있다.
베스트 일레븐 사진을 잘 찍는다고 경기에서 잘 한다는 건 아니지만
이 팀은 좀 많이 흐트러져 있다.
Spain (스페인)
세계 3대 빅리그 중 하나인 프리메라리가를 보유한 스페인의 국가대표팀.
아주 느슨하지도, 꽉 잡히지도 않은 중간 상태의 베스트 일레븐 사진을 찍었다.
앞 5, 뒤 6이라는 비율도 맞고 골키퍼도 뒷줄 처음에 서 있다.
앞 줄에 8번 선수 시선이 딴 데 가 있고 7번 선수는 저 자세가 맘에 안 드는 표정이다.
뒷 줄은 골키퍼를 제외하고 대체로 불쌍해 보이는게 안 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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